보건복지 정책이 무너지는 나라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것들 [2]
2025년 1월,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미국인들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그 후 1년 동안 ‘MAHA(Make America Healthy Again·미국을 다시 건강하게)’라는 기치 아래 몇 가지 과감한 변화를 단행했다. 그러나 MAHA는 정말로 미국인을 건강하게 만들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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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할 수 있는 몇 가지 일들
」타일러 에반스(의학박사)
미국인의 건강은 최근 새로운 종류의 불확실성을 경험하고 있다. 정책들은 빠르게 바뀌며, 주로 과학적 근거보다는 정치적 상징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 결과는 한때 드러나지 않게 사람들을 보호해 주던 방호책들이 무너지는 형세로 나타나고 있다. 보건 시스템이 붕괴한 곳에서 오랜 기간 의료 활동을 하다 보면 힘겨운 진실을 깨닫게 된다. 주변 시스템이 보호해 주지 못할 때 사람들은 고통받는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공중보건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곳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질병이 발생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나쁜 선택을 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 주변에 시스템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며 나는 그때의 경험을 떠올린다.
공중보건은 사람들이 고민 없이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공중보건은 기준을 설정하고, 예방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고, 건강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도록 검진 접근성을 높이고, 정신 건강 관리를 위한 자원을 제공하고, 정부 지침이 근거에 기반하여 만들어지도록 한다. 이 체계가 약해지고 틈이 생기면 위험이 자라난다. 남성의 경우 그 영향은 고혈압 증상을 경험하거나, 암 검진을 놓치거나, 예방접종을 제때 받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해결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상황으로 가장 먼저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들은 아주 느리게 진행되지만, 그 결과는 누적된다.
백신이 국가가 정한 기준이 아닌, 개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퍼즐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암 연구분야 투자 덕분에 얻은 과학적 성과가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렸지만, 이제는 그런 투자도 줄어가고 있다. 영양에 관한 논쟁조차 감상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 쇠기름과 사탕수수 설탕만으로 만성적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복잡한 세상에서 단순함을 욕망하는 현상을 드러낸다. 정부가 수돗물 불소 노출 축소를 추진하며 화약고가 된 불소도 마찬가지다. MAHA는 미국인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과거 그러한 자율성을 안전한 것으로 만들어주었던 기반 시설은 제거한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긍정적 징후도 있긴 하다. 미국인들이 이러한 변화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며 초가공식품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적절한 지원을 뒷받침하지 않은 채 인식만 제고하는 것은 사회 시스템적 장벽을 그대로 둔 채 개인에게 더 많은 책임을 안기는 꼴이다.
그렇다면 정말 우리가 던져야 할 물음은 이것이다. 국가 차원의 예방 노력이 사라지고 있는 때에, 미국인은 어떻게 자신을 보호할 것인가? 미국인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는 조기에 행동하고, 꾸준히 행동하고, 국가 시스템이 후퇴할 때 개인의 선택이 더 중요해진다는 점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개인에게 모든 부담이 전가되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지만, 정치가 재편되는 동안에도 건강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해 보자.
1 혼란스러운 정보라 해도, 백신에 관한 최신 정보를 확인하라
백신은 현재까지 의료에서 가장 효과적인 도구 중 하나다. 미리 백신을 접종함으로써 입원에 이르는 상황을 예방하고, 장기적인 합병증을 줄이며, 주변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대응이 약하다면 지역 차원에서 접종받을 수 있다. 약국, 진료소, 지역 보건 담당자들에게 문의할 수 있다.
2 아프기 전에 검진받아라
임상에서 만난 환자 중 가장 가슴 아픈 경우는 질병이 수년 동안 조용히 진행되어 온 사례들이었다. 암, 심혈관 질환, 대사 문제의 경우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생명줄을 잡는 것이다.
3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식으로 움직여라
사람들은 보통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건강에 최고의 성과는 필요하지 않다. 당신을 지켜주는 것은 꾸준히 움직이는 것이다. 걷기, 근력운동, 그 밖의 무엇이든 염증을 줄이고 정신적 회복력을 뒷받침해 주는 활동이면 좋다. 핵심은 이상적인 목표를 좇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하는 것이다.
4 깊은 인간관계를 통해 정신 건강을 보호하라
외로움은 정신뿐 아니라 신체도 약하게 한다. 특히 남성들은 스트레스를 혼자 견뎌야만 한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런 생각이 우리를 죽인다.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라. 소중한 사람들에게 연락하라. 유대감은 약과 같다. 우리는 그런 유대감이 매우 부족한 시기에 살고 있다.
WHO’S THE WRITER?
타일러 B. 에반스(의학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뉴욕시의 초대 최고 의료 책임자를 맡았으며 <Pandemics, Poverty, and Politics: Decoding the Social and Political Drivers of Pandemics from Plague to Covid-19(팬데믹, 빈곤, 정치: 전염병에서 코로나19까지, 팬데믹의 사회적·정치적 동인 파헤치기)>를 집필했다.
Credit
- EDITOR Laura Beil
- ILLUSTRATOR Dom Mckenzie
- TRANSLATOR 박수진
- ART DESIGNER 주정화
MONTHLY CEL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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